2008년 10월 31일 금요일

초석(礎石)

초석(礎石)은 주초(柱礎) 혹은 주초석(柱礎石)이라고도 불리는데, 기둥을 통해 전달된 상부의 하중을 기초를 거쳐 지반으로 전달해 주며 지면의 습기로부터 기둥뿌리를 보호해 주는 부재이다.

원시시대의 수혈주거에서는 기둥하부를 땅 속에 묻어 세우고 이렇게 세워진 기둥들의 상부를 묶어 원추형의 구조물을 만드고 지붕을 덮었으므로 주초가 사용되지 않았다. 이들 기둥의 땅 속 하부에 어느때인가 부터 납작한 돌을 받치고 그 위에 기둥을 세우기 시작하였으며, 이후 도구의 발달과 함께 점차 가구법이 발달하면서 기둥뿌리를 지상으로 노출시키게 되었고 이로써 주초라는 부재가 설치되고 그 역할을 하게 된것이다.

주초는 드물게 나무로 된 것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통상 석재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로써 초석 혹은 주초석이라 불리는 것이다. 초석은 재료의 특성상 목조로 된 가구부가 소멸된 이후에도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 당시의 건물평면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자연석 초석 (덤벙주초)
덤벙주초

초석상면을 가공하지 않고 울퉁불퉁한 자연석을 그대로 초석으로 사용한 것을 말하며, 초석상면이 고르지 않아 초석간의 수평이 맞지 않게 놓여져 덤벙주초라고도 한다.

이와 같은 덤벙주초에다 기둥을 세울 때에는 기둥뿌리부분을 초석상면의 형태와 같이 다듬어 세우게 되는데 이를 그랭이질이라 한다.

덤벙주초는 주로 백성들의 살림집에서 사용하지만 사찰의 대웅전과 같은 큰 정전건물에서도 사용한 예를 흔하게 볼 수 있다.

덤벙주초는 때에 따라서 기둥이 놓이는 주좌면만을 살짝 가공하기도 한다.

가공석 초석 (정평주초)
정평주초

다듬은 돌을 사용한 초석은 상면의 수평을 맞추어서 놓게 되는데 이는 정평주초라고 한다.

다듬은 돌초석의경우에도 그랭이질을 하여 기둥을 세우게 된다. 이들 다듬은 돌초석은 상면에 기둥을 앉힐 자리에 따로이 다듬어 돋게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주좌(柱座)라고 한다. 주좌는 원형 혹은 방형으로 된 것이 일반적이지만 드물게 팔각형으로 된 것도 있다. 이들 주좌의 형태는 그 위에 놓이는 기둥이 두리기둥, 네모기둥, 팔각기둥이었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그리고 주좌의 단 수도 1단으로 된 거쇼과 2단으로 된 것이 있으며 드물게는 3단으로 된 것도 있다. 주좌의 단면형태는 4분원과 직각형태가 일반적인데 이렇게 주좌를 가공한 것을 쇠시리라고 한다. 외진주나 우주에 사용된 초석 중에서는 하인방을 받도록 고막이를 돋운 것들도 볼 수 있어 주좌의 평면형태는 초석의 사용위치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초석의 형태별 분류는 주좌의 형태에 따라 분류한다.
원형초석

즉 주좌의 형태에 따라 원형초석, 방형초석, 육각초석, 팔각초석, 모죽인방형초석, 특수형초석 등으로 분류한다. 조선시대 초석에는 주좌와 초반 사이에 운두(雲頭)를 둔 것이 많다. 운두는 주좌를 받치고 있는 것으로 초석 입면의 높이를 높일 뿐만 아니라 장식의 역할을 한다. 대부분 삼국시대의 초석들은 운두가 없고 주좌의 높이가 낮으며 초반의 폭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방형초석

그러나 고려시대는 다른 석조유적이 모두 화려해지고 장식적ㅇ로 바뀌는 것처럼 초석도 장식화 되었다. 그러한 실례로 법천사지 부도전에 있는 초석을 들 수 있는데 주좌 밑에 낮은 연꽃장식의 운두를 둔 화려한 초석이다.
초석은 주좌가 원형인 원형초석이 가장 많이 사용되었는데 삼국시대에는 방형의 주좌를 갖는 방형초석도 많이 쓰였다. 다각형의 초석은 대부분 정자건물등의 특수 건물에 사용되었는데 좀더 특수한 형태로는 칠각초석 및 도피안사에서 발굴된 배부른 장방형 초석이 있다.

팔각초석










사다리형 초석

사다리형초석은 18세기 이후 살림집에 많이 사용했다. 주좌없이 초반의 형태가 위쪽은 약간 좁고 밑동은 약간 넓은 형태의 사다리꼴 초석으로 평면은 원형과 방형이 있다. 이 중에서 방형이 많이 쓰였으며 보통 초석의 높이는 1자 정도이다. 일반적으로 살림집에서는 가공한 초석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였는데 조선후기 양반가에서 이러한 초석이 쓰이기 시작했다.

특수한형태로는 칠각초석 및 도피안사에서 발굴된 배부른 장방형 초석이 있다.

칠각초석은 고주몽의 설화에 나오는데 고주몽이 북부여를 탈출하면서 유화부인에게 자식을 의탁하고 신표를 숨겨두었다. 찾아보니 주춧돌과 기둥사이에 신표가 있었는데 그 초석이 일곱모였다고 한다. 고주몽 설화는 기원전 37년의 일이므로 이미 기원전에 칠각초석을 사용할 정도로 당시의 기하학적 식견이 대단하였으며, 건축기술의 수준 또한 높았음을 추정해 볼 수 있다.



고복형

장주초석은 일반초석에 비해 월등히 키가 큰 초석을 말한다. 물론 장주초석도 단면형태로 분류하면 원형, 방형, 다각형 등으로 다양하다.

장주초석은 주로 중층의 누각건물에서 많이 사용된다. 누각 건물은 처마를 아무리 만이 매더라도 건물자체가 높기 때문에 1층기둥이 많이 썩기 때문에 장주초석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조선시대 살림집의 사랑채 누마루 초석을 장주초석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경복궁 경회루와 같이 습기가 많은 곳에서는 아예 돌기둥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높이가 비슷해 돌기둥과 장주초석의 구분이 잘 안되는 경우가 있는데 조금이라도 목조기둥이 있으면 장주초석으로 보야아 한다.

고맥이초석

고맥이초석은 하방 밑에 생기는 화방벽과 만나는 초석 측면의 마감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특수한 초석이다.

즉 기둥 밑을 가로로 연결하는 인방재를 하방이라고 한다. 하방은 보통 초석 위에서 연결되기 때문에 하방 밑으로 기단면과의 사이에 초석 높이 만큼의 공간이 생긴다. 이 부분을 막는 벽을 화방벽이라고 하는데, 이 화방벽을 막을 때 고맥이 초석이 아니라면 초석의 주좌와 운두의 불규칙한 선을 따라 화방벽이 만나기 때문에 마감이 깨끗하지 못하다. 그래서 초석에 아예 살을 덧붙여 놓으면 마감면이 깨끗해진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고맥이 초석이다.


위치에 따른 분류는 건축구조상의 평면형태와 용도상의 건축목적에 의해 결정되는 기둥의 배치에 관련된다.

위치에 따른 분류는 크게 세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건물 외곽을 둘러 싸고 있는 외진주 초석과 건물 내부의 내진주 초석 및 이에 속하지 않는 기타 초석으로 분류된다.

내외진 초석 설명도

외진주초석은 다시 평주초석과 우주초석, 퇴주초석으로 세분되고 평주초석은 건물의 정면과 측면, 배면의 초석으로 나눌 수 있다. 우주초석도 정면의 우주초석과 배면의 우주초석으로 나뉜다. 퇴주초석은 퇴칸이 달린 건물에서만 볼 수 있는 초석으로 청판이 깔릴 때와 그렇지 않을때에 따라 다르다. 퇴주초석 역시 퇴평주초석과 퇴우주초석으로 분류된다. 외진주초석은 이와 같이 일곱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내진주초석은 소규모 건물에는 보이지 않으며 건물 평면이 넓고 건물 운두가 높을 경우에 있기 마련이다.

이 내진주초석에는 고주(高柱)초석과 단주(短柱)초석이 있고 목조탑에서는 심주(心柱)초석이 건물 중앙에 설치된다. 내진주초석은 이상의 세 종류로 구분된다.

외진주초석류와 내진주초석류 외에 건축물에 부설된 초석들은 기타 초석류로 분류할 수 있다.

활주초석

내.외진주초석들을 연결시키는 연속초석, 즉 지대석은 기둥초석과 같이 상부의 하중을 직접 받지는 않으나 기둥초석의 수평이동을 방지하고 주벽선의 하중과, 기둥과 기둥 사이를 연결시키고 있는 하방(下枋)을 보강한다. 신방석(信枋石)도 지대석과 마찬가지의 역할을 하는데 문선주와 일각문 등의 기둥 하단을 받치고 있는 기초석이다.

동자석(童子石)은 건물 내부에 청판을 깔 경우 사용되는 동바리나 동귀틀, 장귀틀 멍에 등을 받치는 초석으로 마루바닥의 하중을 받는 석재이다. 일반적으로 호박돌이라고 부르는 자연석을 사용한다. 건물 외부에 난간을 부설할 때에도 난간 동자주 밑둥을 받치는 데에 이용되는데 청판 밑을 고일 때와 같이 자연석을 사용하지 않고 가공하여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활주(活柱)초석은 지붕의 추녀 부분 하중을 받고 있는 활주를 받치는 초석으로 기단부에 설치하는 석재이다. 가공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규모가 큰 건물에서 볼 수 있다.

또한 수중에 초석을 설치하는 때가 있다. 누각이나 정자 건물에서 볼 수 있는 초석인데 이 초석을 수중초석이라 말할 수 있다. 창덕궁 후원의 부용정, 관람정, 존덕정, 애련정 등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다.
심주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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